21세기 전세계 영상 관련 산업은 넷플릭스의 등장 전후로 구분해도 무방하다. 넷플릭스는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만 연결되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OTT(Over The Top) 방식으로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한 전용 드라마와 TV에서 먼저 개봉하는 영화 등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초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후 자신들의 플랫폼을 활용해 JTBC, CJ E&M YG엔터테인먼트, 오로라월드 등 한국 기업들과도 국ㆍ내외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은 단순히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 개별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영상 리스트를 제시하면서 적은 콘텐츠 대비 강력한 구매층을 확보한 것이다.    




서비스 불만족에서 출발한 영상 콘텐츠 전문기업
넷플릭스(Netflix)는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현재 50여개 이상 국가에서 6500만 명의 이상의 가입자들이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는 물론, 제휴를 통해 확보한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통해 매일 1억 시간 이상 시청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서비스 회사다. 넷플릭스의 회원들은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스크린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의 무제한 시청할 수 있으며, 광고나 약정 없이도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영화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영화킬 빌’, ‘저수지의 개들등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가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캘리포니아 주 맨해튼 비치의 비디오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손님들에게 비디오를 추천해 주면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다는 일화를 한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현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더라면 이러한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애초에 탄생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비디오 가게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넷플릭스(Netflix)’라는 거대 미디어 기업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비디오 가게라는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지고, ‘비디오 테이프’, ‘DVD’라는 물리적인 저장매체의 생명도 더욱 단축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넷플릭스라는 회사는 탄생 배경부터 흥미롭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누적되는 비디오 연체료 때문에 홧김에 넷플릭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그는 집에서 비디오 대여점까지 직접 가서 반납하는 것도 모자라 늦었다고 40달러에 이르는 연체료까지 내야 하는 게 불합리한 처사라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영화 비디오나 DVD를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고안해 냈다. 반송 역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비디오테이프나 DVD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넷플릭스라는 사명도 리드 헤이스팅스 CEO가 구상한 사업 모델의 방향성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넷플릭스(Netflix)라는 이름은인터넷(NET)’영화(flicks)’에서 따왔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유통 회사로서의 플랫폼 전략은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초기에는 비디오 테이프와 DVD와 같은 물리적인 저장매체를 우편 및 택배 등을 통해 제공하는 사업모델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사업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이후온라인 스트리밍이라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서비스 모델에 과감한 배팅을 진행했다.



전략적 차별화가 결정적 성공 요인
넷플릭스가 처음 인터넷 스트리밍을 시작한 2007년은 IT시장에선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일들이 벌어진 역사적인 해다.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시대를 연 애플의아이폰이 그 해 1월 처음 출시됐고, 지상파와 케이블 TV의 유명 프로그램을 동영상으로 제작, 인터넷에서 무료로 방영해오던 훌루(Hulu)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이 동영상 콘텐츠를 모바일 환경에서 볼 수 있는 인프라는 2007년부터 서서히 태동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전까지는 디지털 콘텐츠의 대부분은 PC에서 소비됐고, 넷플릭스 역시 처음에는 PC를 주요 채널로 염두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섰다.

처음 아이폰이 출시 됐을 때만 해도 대표적인 동영상 사이트인유튜브에선 SD급의 동영상이 대부분 서비스 되고 있었다. 당시 유튜브 측은우리의 서비스는 여러 장치에서 취합해 빠른 전송 가능한 짧은 포맷의 낮은 퀄리티 비디오 영상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였다. 이처럼 동영상 분야를 주도하던 유튜브의 주도하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저해상도 영상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발 앞서 고해상도 기반의 온라인 스트리밍에 승부수를 띄운 넷플릭스의 전략이 제대로 적중했다. 넷플릭스가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개시한 다음 해인 2008년에 구독자 수는 25.6%, 2009년에는 30.7% 증가했다. 2017년 현재 넷플릭스는 인터넷 스트리밍 채널로 동영상 콘텐츠를 주로 공급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들이 더 높은 품질의 콘텐츠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이기도 하다. 아울러 사용자가 초기 서비스에 선택했던 콘텐츠를 기반으로 유사한 영상들을 제안해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 큰 몫을 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러한 알고리즘은 곧장 입소문으로 확대됐고,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들였다. 여기에 사용자들이 관람한 콘텐츠에 대한 빅데이터는 고스란히 자료로 남아 신규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 반영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동영상에 비즈니스가 집중하고 있지만 탄탄하게 구축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e, 음악 등 영역으로 자유롭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들의 성공은 아이디어나, 한발 빠른 전략 뿐만 아니라 노하우와 기술력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가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한 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이 같이 많은 역량이 결합될 때 제대로 된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신화를 우리 비즈니스에서도 이어 갈 수는 없을까? 이 시리즈의 다음 글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글쓴이 :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솔루션팀 IT서비스 및 금융솔루션 담당)
이상일 기자는 지난 10년간 IT 관련 취재를 해온 베테랑 기자로 현재 디지털데일리에서 IT서비스와 금융솔루션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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